번개애비의 라이프스톼일
포구의 물결이 만들어준 윤슬사이로까맣게 피부가 태워진 한 사람이서핑보드에 몸을 맡긴 채 유유히 떠 다니고 있다.그의 손에는 포시즌스 까베르네 소비뇽을 움켜쥐고 있다. 멋들어진 잔에 담아 천천히 음미해야 할 것 같은 와인의 이미지와 달리, 그림 속 와인은 자유롭게 반짝이는 윤슬처럼 하루의 긴장을 내려놓고 자신만의 시간을 즐기게 해주는 친근한 존재가 된다. 그는 그렇게 와인과 함께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즐기고 있다. 거대한 바다를 건너기 위해 필요한 것은거창한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여정을 즐길 여유로움이다.
사람은 언제나 아름답고 괜찮은 모습으로만 살아갈 수 없다. 삶은 등고선처럼 굽이진다는 진리 때문에 어느 날 갑자기 무너지는 날이 온다. 아무 이유 없이 울컥 눈물이 나거나,아무 일도 없는데도 모든 게 힘겨워지는 날도 있고,거울 속 내 모습이 낯설고, 망가지고 초라하게 느껴지는 때도 있다.정말 한순간에 밑 바닥을 찍는 때도 있다.누구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은, 숨기고 싶은 민낯 같은 순간들이 찾아온다. 내가 웃고 있을 때, 내가 빛나고 있을 때 함께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좋은 기운은 사람을 끌어당기니까.하지만 내가 가장 나약하고, 가장 못나 보이고, 가장 부끄러운 모습일 때도그런 순간에도 곁에 남아있는 사람이 있다.좋은 모습만 사랑하는 것은 쉽다. 그건 사랑이라기보다 선택에 가깝다. 그런데 ..
빨갛게 충혈된 눈으로 “오늘 패들 고?”를 물어본다.녹색으로 물들은 몸은 불안정함의 속성과 젊음의 의미를 동시에 지녀 이중적이다.그러면서도 애착의 색으로 몸과 얼굴을 채웠다.입술은 무언가에 쫓긴듯 파랗게 질려있다.그의 몸은 주체할 수 없는 붉음으로 타오르고 있다.마치 불타는 자신의 몸을 차가운 바다에 내던지고 싶듯이그래서 “오늘 패들 놉”으로 대답했다.그러다가 진짜 잘못될것 같아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단단한 관계를 추구한다.단단함에서 나오는 신뢰와 믿음 때문이다.역설적이게도 단단한 관계라고 한 번도 흔들리지 않는 관계가 아니다. 오히려 많이 흔들려본 관계에 가깝다.사람들은 흔히 잘 맞는 사람을 만나면 좋은 관계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질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무리 잘 맞는 사람이라도 모든 순간에 나와 같을 수는 없다.나는 조용히 있고 싶은데 상대는 이야기를 하고 싶을 수도 있고,나는 아무렇지 않게 한 말인데 상대에게는 오래 남는 말이 될 수도 있다.관계가 어려워지는 건 서로 다르기 때문이 아니다.그 다름을 틀렸다고 생각하기 시작할 때부터다.틀렸다고 생각하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소통의 경험에서 비롯될 수도 있고과거의 아픈 상처 때문에 비롯될 수도 있다.때로는 자기자신의 직감..
제주의 지옥같은 장마를 피해 치앙마이를 최근에도 다녀왔었다.치앙마이에서 일을 하며 시간을 보낸 뒤 제주에 다시 돌아왔을때는 여름이 한창이었다.제주도에 지내면서 사실 포구는 잘 가지 않았는데 2027년부터는 포구에서 다이빙이 금지된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고,마침 오-피스 사람들과 포구를 몇 차례 놀러가면서 제주 포구의 매력에 뒤늦게 빠지게 되었다. 그 날에도 어김없이 월령포구를 찾아갔다.월령포구는 사람이 비교적 적고 풍력발전기의 풍광이 돋보이는 작은 마을의 포구였다.그런데 웬걸? 사람이 이렇게나 많다고? 포구인근에 주차를 하기위해 낑낑대며 20분 가량을 주변을 배회하다 겨우내 한 켠에 거점을 마련할 수 있었다.포구를 찾기 위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제주도를 방문하는데 포구와 관련된 정보가 너무 부족하다는 생..
